가상현실 콘텐츠를 만들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VR이라고 하면 실감형 콘텐츠를 이야기한다. 언뜻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VR 기기를 착용하는 순간 우리는 현실처럼 360도의 공간을 둘러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VR이 지향할 방향은 오히려 현실감이 아니라 비현실감이라고 생각한다. 필름사진 시대에서 디지털 카메라가 나온 뒤 이런 말이 있었다. "모든 디지털은 아날로그를 지향한다" 디지털 기기들은 가능한 더 현실적으로 현실을 닮게, 모방하려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닮고자 한다는 것은, 모방한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닿으려 하지만 결코 진짜에 닿을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이다. 마치 수학에서 점근선 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사진은 오히려 독자적인 예술이 될 수 있었다. 현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