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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프로젝트] 중섭 : 프로젝트에 선정되다.

sunghye 2019. 9. 10.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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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제작비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VR 콘텐츠를 만들었다. 이전에 만들었던 게임 'GunBeat'와 vr드로잉 어플리케이션 'Chameleon'에 이은 세번째 프로젝트다.

 

다음 VR 전시 콘텐츠 제작으로 이중섭을 택했던 것은 아주 개인적이고, 사적인 이유에서였다. 우리는 이중섭을 가난하지만 순수했던 위대한 예술가 정도로 기억한다. 하지만 내게 있어 이중섭은 미술가 이전에 사랑이 넘치는 어느 남편이자, 다정한 아버지였다. 내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기억하고자 하는 것 역시 그의 작품이나, 작품세계나 미술 작품의 가상현실 재현이 아닌, 그가 가장 행복해 했던 '시간' 그 자체다. 그의 위대한 작품을 아우라 그대로 VR을 통해 복원해낼 능력이 내겐 없다. 또 사실 원작을 복제하여 만든 여러 디지털 콘텐츠는 결국 재현에 불과하다고 생각되기도 하고 말이다. 단순히 매체만 달리해서 디지털로 만드는 재현을 굳이 하고 싶지 않기도 하고 말이다.

 

나는 이번 전시 프로젝트를 통해 그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행복하게 추억하던 시간을 불러내고자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장난치고, 먹고, 웃고, 뛰어 놀다가 잠이 들던 그 반짝이던 일상을 복원하고자 한다. 그의 행복했던 시간을 끄집어내, 그의 추억을 보는 사람들이 함께 행복해지면 좋겠다. 그래서 언젠가 우리 모두에게 있었을 가장 아름다웠던 때를 떠올리고 같이 추억하고 웃을 수 있다면 좋겠다.

 

이 프로젝트는 사실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제작자인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 시작한 프로젝트기도 하다. 중섭의 시간을 복원하며 내가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추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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