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2

[전시 프로젝트] 중섭 VR : 좋은 가상현실 콘텐츠란 무엇일까?_1 부제: 내가 360 영상을 만들지 않은 이유

가상현실 콘텐츠를 만들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VR이라고 하면 실감형 콘텐츠를 이야기한다. 언뜻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VR 기기를 착용하는 순간 우리는 현실처럼 360도의 공간을 둘러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VR이 지향할 방향은 오히려 현실감이 아니라 비현실감이라고 생각한다. 필름사진 시대에서 디지털 카메라가 나온 뒤 이런 말이 있었다. "모든 디지털은 아날로그를 지향한다" 디지털 기기들은 가능한 더 현실적으로 현실을 닮게, 모방하려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닮고자 한다는 것은, 모방한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닿으려 하지만 결코 진짜에 닿을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이다. 마치 수학에서 점근선 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사진은 오히려 독자적인 예술이 될 수 있었다. 현실을 ..

[전시프로젝트] 중섭 : 프로젝트에 선정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제작비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VR 콘텐츠를 만들었다. 이전에 만들었던 게임 'GunBeat'와 vr드로잉 어플리케이션 'Chameleon'에 이은 세번째 프로젝트다. 다음 VR 전시 콘텐츠 제작으로 이중섭을 택했던 것은 아주 개인적이고, 사적인 이유에서였다. 우리는 이중섭을 가난하지만 순수했던 위대한 예술가 정도로 기억한다. 하지만 내게 있어 이중섭은 미술가 이전에 사랑이 넘치는 어느 남편이자, 다정한 아버지였다. 내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기억하고자 하는 것 역시 그의 작품이나, 작품세계나 미술 작품의 가상현실 재현이 아닌, 그가 가장 행복해 했던 '시간' 그 자체다. 그의 위대한 작품을 아우라 그대로 VR을 통해 복원해낼 능력이 내겐 없다. 또 사실 원작을 복제하여 만든 여러 디지털 ..